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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Dikaios 2008. 4. 6. 01:29
88만원 세대

우석훈, 박권일
레디앙 미디어(서울 : 2007)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서문
제 1부 대한민국 10대와 20대, 그들의 운명
1장 첫 섹스의 경제학 :  동거를 상상하지 못하는 한국의 10대
2장 20대가 만나게 될 세상

제 2부 20대에 숨통을 10대에 생존을
1장 위기의 20대: 자멸인가, 세대착취인가?
2장 다안성 1세대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3장 바리케이드와 짱돌의 기원에 관한 고고학적이며 기능론적인 고찰

에필로그 '희망고문'을 멈추기 위하여

요약

서문
1980년도엔 거드름을 피우면서도 A급 회사에 들어갈 시기가 있었다. 이 이전에 학교는 수시로 휴교령이 내려지던 시기가 있었다. 이시기의 사람들은 국회의원, 연봉 1억2천만원 등으로 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지금의 10대, 20대와 젊은 시절 낭만을 누렸던 사람들이 같은 사회 혹은 같은 국민경제에 살면서 발생하게 되는 '불균형'에 관한 책이다. 여기서 불균형은 '승자독식'의 룰에서 출발해 전형적인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다. 지금의 20대는 현실적인 배틀로열 게임에 들어서 있다. 포디즘 시대를 넘어선 포스트 포디즘에 들어섰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획일성의 경쟁속으로 밀어넣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 일본의 '버블 세대'를 위해 법원이 이탈리아는 스스로 '천유로 세대'라고 말하며 심각성을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30,40대는 20대를 저주하고 있다. 전후세대 보다 유신세대가 다음세대에 특히 잔인하고, 무자비하다. 이런 20대에 어울릴만한 이름은 붙이기가 힘들다. 대학원 졸업자가 매일 출근해 8시간 일하고 한달에 90만원을 받는다? 이를 계기로 국책 연구원에서 일하는 박사 수료자들의 경우를 살펴보니 대략 100원을 넘게 받는 정도 였다.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약 119만원ㅇ이다. 여기에 전체 임금과 20대의 임금 비율인 74%를 곱해서 숫자를 뽑으니 88만원이 나왔다. 이건 세전임금이다. 그래서 20대를 88만원세대라고 불렀다. 이런 20대의 경쟁은 동기만의 경쟁이 아니라 세대 간의 경쟁이다. 하지만 이들이 승자독식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할 수는 없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맞대응하는 사람들은 즉시 죄수로 낙인 찍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0대도 읽어 낼 수 있도록 단어를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했다.

1부 1장

첫 섹스는 왜 슬픈걸까

한국의 16세 소녀가 동거를 시작한다고 말하면 그 소녀는 곧 집안에서 매장당한다. 다른 OECD국가에서도 16세의 독립은 조금 이르다 싶은 사건이지만 대게의 토론 이후에 그들은 '축복'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이 차이는 꽤 '슬픈 무엇'이다. '경제 구조'의 차이가 그것이다.
나이와 섹스의 상관관계는 18세기 이후 경제학에서 가장 큰 질문이었다. 인구론을 쓴 멜서스, 가족, 사적소유, 국가의 기원을 쓴 앵겔스가 대표적이다. 현대경제학에서도 마찬가지 여서 "나이에 따라 사람의 소득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논문을 써 노벨경제학상을 탄 폴 새뮤얼슨은 세대간 중첩 모델을 통해 어떻게 가족의 부를 다음 세대에 이전시키는가에 분석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게리 베커는 인적자본론이라는 가설을 통해 부모가 왜 교육을 시키려는지에 대해 교육경제학이라는 틀을 확립하는데 기여를 한다. 이에 첫번째 섹스라는 질문을 경제학 내로 끌어들이면 누구와 몇살에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최적'인가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이것은 쉽지 안다. 그렇다고 유전자나 부를 위해 라고 말하기도 힘들다. 이에 누구나 자신보다 나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고 가정하고 게임을 구성하면 어느 정도의 균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을 수치화 하기 위해 현황을 놓고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은 '사후적 접근(ex post)'를 사용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선조들은 대체로 이른 시기에 첫 섹스를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소년의 경우 16세 소녀의 경우 13세이다. 지금은 16세의 소녀가 섹스를 즐기겠다고 공언하면 큰일이난다. 여기에는 섹스 혹은 결혼 생활을 지탱할 수 있는 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을 '예산 제약'이라고 말한다. 이 경우 설사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힘든 삶이 기다리고 있다.
여성의 경우 16세에서 14년이 더 흘러 30세에 첫 출산을 하게 된다. 이 세대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풀면 '전 세대에 비해 10대들이 더 가난해 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라면 16세 부터 배우자를 찾거나 섹스를 원하게 되어 있다. 3000년 가까이 이렇게 해왔지만 지금은 돈이 없어서 이 모든 것을 유보하도록 하는 집단적인 통제를 받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기존 세대는 다음 세대를 통제, 착취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발 자유제한과 같은 경우를 생각할 때, 두발 조차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동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을리 없다.
16세의 소녀 얘기에서 '동거권'에 대한 인식 차이가 유럽국과는 다를 수 있다.(사르트르, 세골렌 루아얄) 동거를 하나의 권리로 생각할 때 동거의 권리가 주어지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여기에는 일본식 교육의 소산이 함께 있는데, '황군'으로 청소년을 기르는 방식이 그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1960년대를 거치면서 '세대 재생산'의 틀을 깼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군국주의의 틀에 갖혀있다.
18세의 청소년들이 독립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경제 시스템이 근간에 있다. 한국 남자의 경우 군복무의 걸림돌이 있다. 그리고 대학도 가야한다. '노동 시장'에 자신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투자도 이루어져야 한다. 집도 있어야 하고, 높은 휴대폰 대금도 대기 벅차다. 외국의 경우 월 40~50 정도 빌려서 살 수 있고, 정부에서 보조금도 나온다. 유럽 국가들은 1만달러를 넘는시점부터 고민해 2만 달러 즈음에 기본정비가 끝났다. 일본의 경우는 아르바이트와 같은 청소년의 노동이 높은 임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당장 대학 등록금에서 이런 가능성은 사라진다. 스위스처럼 효율성과 개성 위주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출발선을 같게 하자'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사회적 합의를 찾아간다. 미국의 경우 대학교는 사회간접자본에 의해 펀드 형태의 장학금이 존재한다. 유럽은 국가에서 등록금을 조절해 50만원 선에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사립대학 중심의 미국식 교육시스템이면서도 미국의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것이 없는 것은 일본식이다. 거기다가 '교육 형평성'에 대한 요구가 약했기 때문에 국민소득 대비 가장 비싼 대학등록금을 기록하게 되었다. 누가보더라도 우리의 대학 시스템은 형평성의 기준에도 맞지 않고 어딘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 거기다가 지도자들은 더욱 미국형으로 가려고 한다. 이에 18세 고등학교 졸업한 청소년은 대학을 포기하거나, 등록금 융자를 받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융자를 받을 경우 위험도가 너무 높고, 부모의 도움을 받을 경우 독립은 꿈도 꿀 수 없다. WTO이후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중요성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
현대의 경제 시스템에서 사람들이 얻게 되는 소득은 '노동 소득-일'과 '자본 소득-저축'이라는 두가지 형태가 있다. 18세의 독립을 가정할 경우 자본 소득은 무의미해 진다. 가진 돈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노동 소득에서 10대가 대부분 일하게 될 아르바이트는 어떠할 까? 19세기에는 대부분의 10대는 공장에서 일을 했다. 이런 비참한 현실에 밀, 마르크스, 앵겔스 등은 이런 10대의 가혹한 노동 투입에 반대한다. 이에 선진국은 청소년을 보호하려고 하지만 기업들은 개발도상국에 가서 그곳의 청소년을 학대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제학'에서 노예는 3년 마다 갈아치우는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어떤 보호장치도 없다면 결국 청소년들은 이런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알바'의 시간당 임금을 상승 시켰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최저임금 기준 조차도 다른 국가에 비해 턱 없이 낮다.(뉴질랜드 - 6.500, 일본 - 7200, 한국 - 2500 03년도 기준) 07년도 한국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3,480원이다. 딱 살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당 임금을 높이고, 고용주에게 보조금을 주거나, 사회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법이 잇을 수 있다. 또 다른 해결은 공공기관이 청소년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이런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없고 합의도 없다. 도리어 최저임금 기준 조차 지키지 않기 위해 떼어먹기, 꺾기 등이 나타난다. 이런 이유는 10대가 우리사회에서 가장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안에서 10대의 동거권은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특히 이것은 지금의 10대가 20대 또는 30대가 되었을 때 나타날 불행이 문제가 된다.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승자독식 시스템은 한미 FTA체제라고도 불린다. 이것은 특히 앞 세대와 뒷 세대의 경쟁이 되는데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20년을 향유한 4,50대가 20대에게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회를 주지 않는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주택 가격체제가 유지된다면, 10대는 집을 장만할 꿈을 가지는 것 조차 힘들게 된다. 지금의 10대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민족주의 성향이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 배고픈 민중이 외치는 '조국'만큼 서글픈 것은 없다. 이것은 '규모'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이다. 기성세대는 이런 구조를 갖춰주지 못했고, 지금의 10대는 절망할 수 밖에 없다.
한국의 가장 나쁘고 저급하면서 가장 치명적인 것은 '1318 마케팅'이나 '다단계판매'라고 말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사치재의 구매력이 가능한 부류가 확실하게 나누어지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았었다. 이에 명품 마켓이 다양한 계층의 10대에게 폭넓게 적용되면서 구매능력이 없는 10대들의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13세 소녀부터 화장을 사용하게 해서 평생 고객으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이에 10대들의 다양한 감수성이 '과시적 소비'로 채워지게 되었다. 이런 1318마케팅은 세대 착취 정도가 아니라 세대를 파괴해 갔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데 기성 세대는 '성장하면 잘산다.' '분배와 성장' 같은 담론만 얘기하는 상황이라 변화가 당장 있을 가능성은 없다. 10대 마케팅은 '인질 경제'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10대들 부모님의 구매력을 뽑아먹기 좋기 때문이다. 다음의 10대들에게도 이 상황은 반복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암울해 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2장